- 작성일
- 2026.07.30
- 수정일
- 2026.07.30
- 작성자
- 공공갈등과 지역혁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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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단독 뒷북 갈등 반복에… 전력망 구상부터 주민 참여한다 (2026.07.29)
국가 경제·산업을 위해 필수적인 전력망 건설이 주민 반발로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전력망 구상 단계부터 주민 참여를 높이는 방식으로 제도를 손질 중이다. 한전이 어느 지역에 송변전선로를 깔지 정한 뒤 주민 의견을 듣는 현 방식이 별 효과가 없자, 처음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지난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국가기간전력망법)이 시행됐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없어 새로운 대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정부와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현 체계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원활한 전력 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전력망 건설계획은 한국전력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기후부가 15년간 전력설비·전원구성 등 구상을 담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내놓으면, 이를 바탕으로 한전이 큰 틀의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전기위원회가 이를 확정하는 구조다.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 대상지를 지정하는 것도 한전의 몫이다. 그 후에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대표·공무원·전문가·한전 등이 포함된 입지선정위원회가 꾸려지고, 이들은 송전망이 어디를 지나게 할지(경과대역) 논의를 시작한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전이나 한전의 용역 기관이 전문가를 섭외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전문가의 편향성을 의심하기도 한다"며 "주민 대표로는 보통 마을 이장들이 참여하는데, 정보와 여론을 충실히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입지선정위원회를 중심으로 가장 적합한 경과대역이 정해지면 시군구 단위 주민 설명회가 시작된다. 사업이 상당히 구체화된 뒤에야 대다수의 일반 주민들이 알게 되면서 갈등이 뒤늦게 폭발하는 구조인 것이다.
속도를 내겠다고 만든 국가기간전력망법도 상황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 법은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에 한해 주민 보상 강화·인허가 단축 등 여러 특례를 부여하고 국무총리 산하에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전력망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다.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기간을 최대 1년 6개월로 제한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장치도 마련했다. 하지만 전력망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한 번 개최된 이후 1년째 감감무소식이고, 갈등이 극심한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증설 등 지연 사업에도 뚜렷한 진전이 없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국책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특혜를 아무리 줘도 주민 동의는 피할 수 없는 절차"라며 "한전이 입지선정위원회 대신 자체위원회를 빠르게 꾸려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했다지만 부담이 커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염광희 독일 비영리 싱크탱크 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선임연구원은 "주민들은 속도가 빠르다고 반발하는데 여기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특별법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오히려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력망 확정 전 주민 참여 확대 검토... 독일 선례도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정부는 전력망 구상 단계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한전 외 전문가가 참여해 투명성을 높이고 확정 전 공청회를 통해 일반 주민 의견을 들으려 한다"며 "입지선정위원회에서도 (일반) 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보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주민 참여를 확대해 전력망 확충을 추진 중인 국가는 독일이 대표적이다.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는 2015년부터 전력망 건설 예정 지역에 시민사무소를 설치해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모으는 '전력망에 대한 시민대화' 사업을 운영 중이다. 또 전력망 확충 필요성 검토부터 송전 경로 선정 등 건설 과정 전반에 걸쳐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염 선임연구원은 "독일은 A-B 구간을 잇는 송전망이 필요하다는 사실부터 알리고, 주민과 숙의를 통해 경로를 짠다"며 "주민 수용성을 확보한 덕에 (망 구축에) 속도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71616350002545?di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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